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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리뷰 – 두려움을 넘어선 도전과 자유의 의미

by tomasjin 2025. 10. 4.

영화〈하늘을 걷는 남자〉포스터, 쌍둥이 빌딩 위 줄타기를 준비하는 주인공 필리프 프티와 뉴욕 전경이 석양빛에 펼쳐진 장면
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 포스터

하늘을 걷는 남자 작품 소개

〈하늘을 걷는 남자〉는 2015년 개봉한 미국 영화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연출하고 조셉 고든 레빗이 주연을 맡았다. 이 작품은 1974년 실제로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사이에 외줄을 설치하고 걸었던 프랑스 줄타기 예술가 필리프 프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원작은 프티 본인이 직접 쓴 회고록 『To Reach the Clouds』이며, 영화는 이를 스크린 언어로 재구성한 것이다.

 

저메키스 감독은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 〈콘택트〉 등에서 인간의 의지와 불가능한 도전에 대한 서사를 꾸준히 탐구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무모함과 예술성의 경계”라는 주제를 영화적 언어로 풀어내며,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와 개인의 열정을 교차시킨다. 특히 9·11 테러로 인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쌍둥이 빌딩을 사실적으로 되살려내며, 관객들에게 역사적 감각과 동시에 상실의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장르적으로는 전기 영화이자 서스펜스 드라마에 속하지만, 단순히 실화 재현을 넘어 스릴러와 예술적 체험을 결합한 독특한 작품이다. 특히 IMAX 3D 상영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어, 고공 줄타기 장면에서는 극한의 현기증과 해방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조셉 고든 레빗은 프랑스 억양을 직접 익혀 연기에 반영했고, 실제 프티에게 훈련을 받으며 몸짓과 시선을 구현해냈다. 이러한 치밀한 준비 덕분에 영화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한 예술가의 집념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생생히 전달한다.

하늘을 걷는 남자 줄거리 요약

영화는 프랑스 파리의 한 거리에서 공연을 펼치던 젊은 예술가 필리프 프티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줄 위를 걷는 행위에 매혹되었고, 단순한 곡예를 넘어서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거리에서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며,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잡지를 통해 뉴욕에 건설 중이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의 사진을 보게 된다. 두 건물이 땅 위로 우뚝 솟은 모습을 본 순간, 그는 자신이 걸어야 할 새로운 무대를 직감한다. 그것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동시에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전무후무한 도전이었다.

 

필리프는 단순한 묘기가 아닌 “예술적 행위”로서의 줄타기를 꿈꾸며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그의 연인이자 음악가인 애니, 사진가 장루이, 그리고 건축에 대한 지식을 가진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하지만 계획은 치밀해야 했고, 무엇보다 위험천만했다. 장비를 확보하고 건물 구조를 파악해야 했으며, 경찰의 눈을 피해 새벽에 장비를 옮겨야 했다. 그 과정에서 팀원들은 끊임없는 불안과 갈등에 시달린다. 누군가는 무모하다며 포기하려 하고, 또 누군가는 마지막까지 남아 그를 돕는다. 이 준비 과정 자체가 필리프의 의지를 시험하는 긴 여정이었다.

 

드디어 1974년 8월 7일, 역사적인 날이 다가온다. 필리프와 동료들은 몰래 빌딩 내부로 잠입해 장비를 옮긴다. 긴장감 속에서 수많은 난관이 그들을 가로막는다. 경비원들의 순찰, 무거운 장비의 무게, 바람과 날씨 변수까지 모든 것이 계획을 위협했다. 하지만 필리프는 끝내 줄을 설치하는 데 성공한다. 아직 새벽 어둠이 남아 있던 시간, 그는 쌍둥이 빌딩 사이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발밑으로 펼쳐진 400m가 넘는 아찔한 고도. 도시의 불빛과 새벽 바람 속에서 그는 천천히 한 발 한 발 내디딘다. 처음에는 긴장으로 인해 몸이 굳지만, 곧 그는 자신이 꿈꿔온 무대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람들은 아래 거리에서 그의 모습을 올려다보며 경악과 환호를 동시에 보낸다. 경찰과 관계자들은 그를 당장 체포하려 하지만, 필리프는 아랑곳하지 않고 줄 위에서 자유롭게 춤을 춘다. 그는 좌우로 오가며 여유 있게 공연을 이어가고, 때로는 앉기도 하고 무릎을 꿇기도 한다.

 

이 장면은 단순한 묘기가 아니라 예술가가 세상에 던진 선언이었다. 두려움보다 강한 의지, 그리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유의 순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결국 필리프는 자신이 계획했던 여정을 마무리하고 경찰에게 붙잡히지만, 그의 행위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깊게 각인된다. 영화는 사건의 결과보다 그날의 도전이 남긴 감정과 여운을 강조하며, 인간이 품을 수 있는 가장 숭고한 열망을 보여주며 마무리된다.

하늘을 걷는 남자 연출과 영화적 특징

저메키스 감독은 3D와 최신 CG 기술을 활용해 당시의 뉴욕과 쌍둥이 빌딩을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특히 빌딩 사이에 설치된 외줄 장면은 관객에게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카메라는 위에서 내려다본 시점, 밑에서 올려다본 시점, 그리고 주인공의 눈높이에서 본 시점을 교차하며 사용한다. 이로 인해 관객은 아찔한 고도를 실제로 체험하는 듯한 현기증과 동시에 해방감을 느낀다.

 

색채와 조명은 파리에서의 서정적인 톤과 뉴욕의 차갑고 거대한 빌딩을 대비시켜, 예술적 꿈과 현실의 장벽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편집은 준비 과정에서의 긴장감을 리듬감 있게 이어가다가, 줄타기 장면에서는 호흡을 길게 늘려 관객이 숨을 멈춘 듯한 경험을 하게 만든다.

 

음악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극적인 순간에는 현악과 관현악을 활용해 서스펜스를 고조시키고, 필리프가 자유롭게 줄 위를 걸을 때는 가벼운 리듬을 넣어 예술가의 해방감을 강조한다. 조셉 고든 레빗의 연기는 이 모든 요소를 완성시킨다. 그는 프랑스 억양을 살리며 필리프의 유머, 고집, 불안, 도전 정신을 섬세하게 그려내 관객으로 하여금 한 인간의 용기와 광기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하늘을 걷는 남자 감상 후기와 총평

〈하늘을 걷는 남자〉는 실화라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 울림을 주지만,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 있다. 필리프 프티의 줄타기는 누군가에겐 무모한 일탈로 보일 수 있으나, 그의 발걸음 속에는 예술과 자유를 향한 집념, 그리고 세상을 향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인간은 왜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을 선택하는가, 왜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꿈을 끝까지 붙드는가. 영화는 이 질문을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던진다.

 

특히 오늘날 이 작품은 또 다른 차원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쌍둥이 빌딩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에, 그의 도전은 단순한 곡예가 아니라 사라진 공간을 되살려낸 기억이 된다. 영화 속 줄타기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이자, 한 인간의 자유로운 영혼을 증명하는 행위로 다가온다. 관객은 단순히 고소공포의 스릴을 경험하는 것을 넘어, 자기 삶 속에서 어떤 ‘줄’을 걷고 있는지 질문받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필리프가 줄 위에서 공포를 잊고 미소를 지을 때였다. 세상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고독한 도전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전 세계가 그의 무대를 목격했고, 그 스스로도 삶의 의미를 온전히 느꼈다. 결국 이 영화는 관객에게 “당신에게도 반드시 걷고 싶은 줄이 있지 않은가”라는 메시지를 건넨다.

 

이 작품은 불가능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용기를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혹은 무기력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다. 단순한 모험 영화가 아니라, 자기 삶을 성찰하게 만드는 깊은 울림을 남기는 영화다. 전체적으로 인간이 가진 두려움과 자유의지를 동시에 포착한 수작이며, 꼭 한 번 감상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