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개봉한 영화 ‘돈’은 금융시장을 배경으로 평범한 청년이 거대한 내부자 거래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범죄 스릴러다. 류준열의 강렬한 연기, 현실감 넘치는 주식판 묘사, 그리고 긴박한 전개가 어우러져 당시에도 큰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 경제 불안과 투자 열풍 속에서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영화 ‘돈’을 다시 보는 이유,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짚어본다.
류준열이 연기한 신입 브로커의 욕망
영화 ‘돈’은 ‘돈을 벌고 싶습니다’라는 한 문장으로 시작된다. 평범한 청년 조일현(류준열 분)은 주식 브로커로 증권사에 입사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실적 압박, 냉정한 경쟁, 부유층 고객들의 텃세 등 그는 그야말로 금융판의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그에게 한줄기 기회처럼 등장하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번호표’(유지태 분)다.
번호표는 거대한 내부자 거래 정보를 제공하며 일현에게 위험하고도 유혹적인 거래를 제안한다. 처음에는 죄책감과 혼란에 빠지던 일현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확신에 도취된다. 류준열은 이러한 감정의 변화를 실감나게 표현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그 욕망의 불길을 함께 체감하게 만든다.
그의 연기는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처음의 어설픔, 점차 드러나는 탐욕, 그리고 결국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심리 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영화 전체에 몰입감을 부여한다. 관객은 일현이라는 인물에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경계하게 되고, 그 이중적인 감정은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류준열 특유의 ‘순박하지만 어딘가 위험한 눈빛’은 이 영화에서 최고조에 달한다. 그는 “착하지만 멍청하지 않은 인물”, “야망은 있지만 계획은 없다”는 이중적 면모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신입사원의 불안함부터 갑작스러운 부의 욕망까지 복잡한 심리를 세밀하게 담아낸 그의 연기는 단순한 금융 영화가 아닌 ‘인간 심리극’으로서 이 작품의 무게를 더한다.
실제 금융 시장의 어두운 이면을 그리다
‘돈’은 픽션이지만, 그 배경은 결코 허구가 아니다. 영화는 대한민국 금융 시장의 이면, 특히 불법 내부자 거래, 브로커 시스템, 금융 범죄와 검찰의 실체까지 리얼하게 담아낸다. 주식 투자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작전주’, ‘미공개정보’, ‘세력주’ 등의 개념이 실감나게 등장한다.
일현이 겪는 여러 사건은 단지 영화적 장치가 아닌,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다. 감독인 박누리 또한 실제 증권사 출신 관계자들을 인터뷰하고 자료조사를 통해 영화의 리얼리티를 높였다고 밝혔다. 덕분에 영화는 단순한 상상력이 아니라 ‘이럴 수도 있다’는 현실적 공포감을 안겨준다.
특히 유지태가 연기한 ‘번호표’는 실존하는 인물은 아니지만, 업계에서 ‘작전세력’으로 불리는 어둠의 브로커들을 집약한 상징이다. 그는 악역이지만 카리스마 있고, 냉철하지만 인간적인 아이러니한 캐릭터다. 이 인물을 통해 영화는 선악의 경계를 명확히 나누지 않고, 선택의 문제로 관객에게 던진다.
영화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돈이 전부일까?”, “부자가 되는 데에 윤리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라는 질문이 떠오르게 된다. 특히 2020년대 들어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주식 열풍, 재테크 열풍과 맞물려 이 영화는 점점 더 ‘현실적 영화’로 받아들여진다. 지금 이 시대에 다시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 불안 시대, 다시 주목받는 이유
2024년 이후, 고금리·고물가 시대가 계속되면서 대중의 관심은 다시금 ‘돈’에 쏠리고 있다. 특히 주식, 코인, 부동산 등 불확실한 자산 시장에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생존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지금, ‘돈’이라는 영화는 그 어떤 다큐멘터리보다 현실적이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누구나 돈을 원하지만, 그 과정은 아무나 견딜 수 없다’는 점이다. 일현은 처음에는 단지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은 평범한 청년이었지만, 돈의 맛을 본 후에는 그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고 무너지게 된다. 이는 단순한 영화적 서사가 아니라, 우리가 흔히 보는 실제 투자 실패자, 혹은 금융 범죄자의 전형적인 패턴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도 주식 투자 초보자들 사이에서는 ‘돈’을 입문 영화로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단지 재미있는 범죄 스릴러로 보기보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현실 반영 금융 드라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이 영화는 젊은 세대의 불안, 불평등에 대한 분노,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불신 같은 요소를 효과적으로 비추고 있다. 단순히 ‘부자가 되는 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부의 시스템에서 누가 이득을 보는가’를 묻는 영화다. 그 질문은 2025년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더 날카롭게 와닿는다.
이처럼 ‘돈’은 단순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의 그림자를 깊이 있게 비추는 작품이다. 단 한 번의 실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그리고 돈이 인간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이 영화는 다시 봐도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결론: 요약 및 Call to Action]
영화 ‘돈’은 단순한 금융 스릴러를 넘어, 자본주의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현대인의 필독서 같은 영화다. 류준열의 입체적인 연기와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는 지금 다시 봐도 강렬하다. 주식과 돈의 세계에 관심이 있다면, 혹은 인간 욕망의 본질을 돌아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다시 감상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