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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바웃 타임> : 시간을 되돌려도 결국 사랑은 현재에 있다

by tomasjin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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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어바웃 타임> : 포스터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가진 영화지만, 본질은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단순히 시간을 돌리는 판타지에 그치지 않고,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감정과 일상의 가치를 조용히 짚어낸다. 특히 가족, 사랑, 평범한 하루라는 소재를 통해 진짜 인생이 무엇으로 채워지는지를 이야기한다.

 

영화의 디스토리션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날카롭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바꾸겠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후회와 실수를 되돌리고 싶어 하지만, 영화는 그것이 삶의 본질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진짜 중요한 건 시간을 어떻게 고치는가가 아니라, 그 시간 속에서 얼마나 진심을 다하느냐는 것이다. 이 영화는 시간이라는 기적을 통해, 결국 ‘지금’이 가진 놀라운 힘을 다시 보게 만든다.


▣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행복해질까? 되려 놓치는 감정들

처음 주인공 팀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알게 되었을 때, 그는 당연히 그것을 유용하게 사용하려 한다. 어색했던 고백을 다시 하기도 하고, 실수를 만회하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팀은 한 가지를 깨닫게 된다. 순간을 되풀이한다고 해서 그 감정까지 되살릴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처음 느꼈던 설렘은 되돌아간다고 해서 그대로 재현되지 않는다. 반복 속에서 팀은 점점 감정의 강도가 옅어지고, 진심보다는 결과에 집중하게 된다. 그는 메리와의 관계에서 여러 번 시간을 되돌리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순간의 타이밍보다 그때의 진심이었음을 깨닫는다.

 

이 영화는 말한다. 우리가 되돌리고 싶어 하는 대부분의 일은 실수가 아니라 그 순간의 감정이다. 팀이 느꼈던 후회와 아쉬움은 단지 행동의 실패가 아니라, 그 감정에 충분히 몰입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미련이었다. 이 메시지는 관객의 마음을 찌른다. 되돌리고 싶은 하루가 있다면, 그건 어쩌면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날일지도 모른다는 진실 말이다.


▣ 가족이라는 시간의 그릇, 가장 평범한 순간들이 남긴 울림

〈어바웃 타임〉의 진정한 중심은 가족이다. 특히 팀과 아버지의 관계는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깊은 정서를 이룬다. 아버지는 팀에게 능력을 물려준 존재이자, 그 능력의 진짜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스승이다. 그는 팀에게 말한다. "하루를 두 번 살아보렴. 첫 번째는 평소처럼, 두 번째는 여유롭게." 이 조언은 단순한 충고를 넘어, 인생의 태도 자체를 바꾸는 열쇠가 된다.

 

팀은 그 조언을 실천하며 변화하기 시작한다. 같은 하루를 살아도, 두 번째에는 더 많은 미소를 발견하고, 더 깊은 대화를 나누며, 주변 사람들의 표정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는 하루를 두 번 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는다. 한 번의 하루를 충분히 진심으로 살아도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걸.

 

영화 후반부, 팀은 아버지와의 마지막 인사를 반복하려 한다. 그러나 결국 그는 작별을 받아들이고, 그 시간을 흘려보낸다. 아버지와의 추억은 반복이 아니라 기억 속에서 살아 있는 것이다. 이 장면은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법’에 대해 가장 조용하지만 강력한 가르침을 준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이별을 맞이한다. 그때 필요한 건 붙잡는 힘이 아니라, 함께했던 순간을 마음속에 간직하는 힘이다.


▣ 사랑도 시간도, 기술이 아닌 마음으로 채워야 한다

팀과 메리의 사랑은 시간이라는 능력으로 시작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팀은 여러 번 메리와의 첫 만남을 되풀이하며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 한다. 하지만 결국 그녀를 진짜로 감동시킨 건, 팀이 만들어낸 완벽한 타이밍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말과 행동이었다.

 

사랑은 조율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더 좋은 타이밍을 찾으려 애쓰지만, 영화는 말한다. 진짜 타이밍은 마음이 닿는 순간에 생기는 거라고. 팀과 메리는 그렇게 만나고, 그렇게 함께한다. 그리고 그들의 관계는 특별한 이벤트나 대사 없이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둘이 주고받는 소소한 일상, 평범한 대화 속에 사랑이 얼마나 다정한 감정인지 보여준다.

 

결국 팀은 능력을 쓰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가 사랑을 위해 선택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용기다. 이 선택은 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을 담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복이나 조정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얼마나 집중하느냐는 것이다.


▣ 지금 이 하루, 당신은 얼마나 진심인가요?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하루를 흘려보냈는지 돌아보게 된다. 바쁘다는 이유로,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가족과의 식사, 친구의 연락, 파트너와의 대화를 대충 넘긴 날들. 〈어바웃 타임〉은 그 순간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영화는 거창한 교훈을 주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주 평범한 장면들을 통해 관객의 일상에 말을 건넨다. “오늘 하루, 당신은 얼마나 진심이었나요?”라는 질문이 마음속에 남는다. 그리고 그 질문은 우리가 내일을 더 따뜻하게 만드는 시작이 된다.

 

팀처럼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우리는 내일의 하루를 지금보다 더 깊게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이 이 영화가 전하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아름다운 메시지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하루는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