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고지전 > : 전쟁의 끝, 그 고지에서 벌어진 진실 (줄거리와 의미, 인물과 전쟁의 아이러니)
디스토리션 : 고지를 두고 벌어진, 너무 늦은 진실정전협정이 서명되기 직전의 한반도, 그 마지막 며칠 동안 산 너머 고지에서는 여전히 총성이 멈추지 않았고, 누군가는 평화를 기다리는 그 순간에도 앞으로 전진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며, 누군가는 전선을 사수하라는 이름 아래 아무런 명분도 없이 총을 쥐어야 했으며, 영화 〈고지전〉은 바로 그 어처구니없고 비극적인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한 작품이다. 우리가 흔히 기억하는 전쟁은 명확한 적이 있고, 정의의 깃발 아래 싸우는 영웅이 존재하지만, 〈고지전〉은 그런 신념조차 무너진 '전쟁 말기'의 한국전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전투의 이유도, 목적도 흐릿해진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무의미한 싸움에 소모되어 갔는지를 차분하면서도 강렬하게 그리고 있다. 영화는 195..
2025. 6. 26.